좋은 건 나눠야죠 안녕하세요, 에디터 땅콩입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우리나라 독서인(?)들의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의 첫날입니다. 오늘부터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이어지는 서울국제도서전은 출판사, 저자, 독자가 한데 모여 교류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책 축제예요. 저도 오늘 다녀왔는데요, 역시나 반가운 책들, 맘에 드는 책들 많이 만날 수 있었답니다.
저는 혼자 돌아다니는 것을 꽤 좋아하는데도, 도서전만큼은 항상 친구와 가게 되더라고요. 독서 자체는 혼자 하는 행동이라지만, 책을 보며 같이 웃고 떠드는 행동은 또 다른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할 첫 번째 해독 주스가 이와 관련이 있어요. 도서 <읽는 사이>는 닮은 듯 다른 두 사람, 구달 작가와 이지수 작가가 서로가 골라준 책을 읽고 글을 쓴 ‘책꽂이 교환 프로젝트’에 관한 글이거든요. 꼭 책을 매개로 하는 것이 아니라도 두 사람 간의 교류는 언제나 달가운 것이고, 그걸 글로 남긴 건 흥미로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두 번째 해독 주스로는 이슬아 작가와 남궁인 작가의 서간 에세이,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를 소개하려고 해요.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데요... 태평양만큼 떨어져 있는 것 같던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어떻게 줄어드는지 같이 훔쳐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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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해독 주스 성분표
취향의 테두리를 넓히는 둘만의 독서 모임, <읽는 사이>
#교환일기 #우정 #독서
📌 책꽂이 교환 프로젝트
📌 이집 맛집이네요 근데 제 입맛엔 별로
📌 확장보다 '스며들기'
🤧 이런 분께 효과적이에요
👉 책만큼이나 영화도 좋아하는 분
👉 일상적인 생활과 생각에 스미는 독서를 즐기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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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해독 주스 성분표
세상에 이런 서간집은 없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편지 #우정 #독설
📌 멋지고 징그러운 남궁인 선생님께
📌 여러모로 징그러운 이슬아 작가님께
📌 책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우리의 관계
🤧 이런 분께 효과적이에요
👉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도 재치 넘치게 풀어내는 글을 읽고 싶은 분
👉 잡생각이 많고 딴생각하기를 좋아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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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테두리를 넓히는 둘만의 독서 모임
<읽는 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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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매일 얼굴을 보던 때처럼 일상적으로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지금도 서로의 원을 넓혀줄 순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매개로 가장 잘 어울리는 건 책이지 않을까. (읽는 사이, p.9)
에세이스트 구달과 번역가 이지수는 직장 동료로서 서로를 처음 알게 되었다는데요, 직장에서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교양 수업에서 만난 마음 맞는 친구처럼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고 해요.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우정을 쌓아 왔지만 이제는 예전만큼 많은 시간을 공유하기 어려워졌고,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둘만의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서로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책을 간단한 메모와 함께 보내주는, ‘책꽂이 교환 프로젝트’가 이렇게 만들어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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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넓고 깊은 시선에 기대어 내가 나의 원을 가능한 한 멀리까지 넓힐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읽는 사이, p.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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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별함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고른 책을 읽었다는 데서 옵니다. 두 작가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서로 비슷하지만, 책 취향은 꽤나 다르다더라고요. 취향이 확고한 두 사람이 만났더니 도리어 온갖 종류의 책이 다 모였습니다. 누구나 아는 고전 소설부터, 대체 누가 읽는 건가 싶었던 평전. 에세이와 과학책, 영화 각본집이나 만화책까지 말이죠.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은 평소라면 안 읽었을 책을 읽기도 해요. 추천해 준 책을 의외로 재밌게 읽고 나서 그 책을 외면했던 지난날을 반성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추천해 준 친구의 생각에 공감하지 못해 반박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한 독서 경험이 되는 건 아니에요.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모든 과정이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그게 설령 나와 다른 생각이더라도요.
책을 읽다가 어떤 대목에서 문득 독서를 멈추고 누군가를 떠올리며 귀퉁이를 접어. 나중에 만나면 거기 적힌 이야기를 해주려고. 우리가 지난 1년 동안 했던 작업이 바로 이거였던 것 같아. 상대방이 건넨 책에서 접힌 자국을 발견해내어 수신하는 것. 나의 시선으로 새롭게 포착한 대목에는 다시 표시를 남겨 발신하는 것. 그렇게 책 한 권 한 권에 서로의 손때가 묻은 접힌 귀퉁이를 늘려나가는 것. (읽는 사이, p.293-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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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미에 실린 김혼비 작가님의 리뷰가 인상적입니다.
나에게 <읽는 사이>는 책을 통해 서로의 원이 확장된다기보다는 서로의 원 안에 가만히 스며들어가는 여정으로 읽혔다. 확장은 경우에 따라선 허무할 만큼 간단하게 다시 축소될 수도 있지만, 스며듦은 한 번 일어나면 입자를 화학적으로 잘게 분해하지 않는 한 원래대로 돌려놓기 힘든, 보다 본질적인 변화다. (읽는 사이, p.298)
확장된다기보다도 서로에게 가만히 '스며들어가는' 여정이라는 표현이 너무 예쁘죠. 이 부분을 읽고 표지를 다시 보면 새로운 감회가 들어요. 서로에게 깊게 스며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서로 다른 만큼 서로 닮은 두 빛깔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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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마셔보세요
👉 어쩌다 보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인용했지만, 본문은 편지 형식이 아닌 에세이 형식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 여러 권의 책이 나오는데, 그중에는 읽어본 책도 있고 안 읽어본 책도 있을 거예요. 읽어본 책에 대한 글은 소개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안 읽어본 책에 대한 글은 소개받는 사람의 마음으로 글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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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읽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먼저 '쓸' 수도 있죠. 글을 통해 친해지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함께 읽으며 친해질 수도 있고, 글을 함께 쓰며 친해질 수도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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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서간집은 없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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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총총’ 시리즈는 두 작가가 주고받는 편지를 담은 서간 에세이 시리즈인데요. 이슬아 작가와 남궁인 작가가 첫 주자가 되어, 편지로 친분을 쌓기 시작합니다.
편지라고 하면 어떤 글이 떠오르시나요? 제게는 품격이 흘러넘치고, 원인불명의 민망함이 들 정도로 곱고 조심스러운 말만 가득한 글이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 둘의 편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글의 초고를 배에서 미리 보여주셨을 때 선생님이 제게 물었죠. "느끼한가요?" 하지만 저는 곧바로 "아뇨. 괜찮은데요"라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거짓말해서 죄송합니다. (...) 선생님과 더 좋은 우정을 쌓아가고 싶으니까 지금이라도 힘주어 정정해보겠습니다. 저는 선생님이 쓰는 사랑편지가 느끼합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p.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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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편지부터 독설을 날리고, 동시에 절교를 걱정하는 이슬아 작가의 글에 벌써 웃음이 나오죠. 그런데 남궁인 작가의 답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작가님의 편지를 응급실에서 처음 읽었습니다. 가슴이 쿵쾅거렸고 호흡이 가빠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동공에 미동도 없으실 테지만”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제 눈동자는 흡사 월미도 디스코팡팡처럼 돌고 있었습니다. 의학용어로 안구진탕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p.23)
이들의 편지는 따스하고 둥글지 않습니다. 꽤 뾰족뾰족하고 신랄한 편인데요, 그래서 더 웃기고 정이 가더라고요.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두 사람이 주고받는 글이지만, 내용이 글쓰기나 책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아요. 일상에서 경험한 것, 느낀 것, 떠올린 것을 모두 나누기 때문에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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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는 직업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여러 차이점을 가졌어요. 여성과 남성, 이단아와 모범생, ‘궁핍하지만 씩씩했던’ 성장기를 보낸 사람과 ‘궁핍하지는 않았으나 궁상스러운’ 성장기를 보낸 사람 등,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훨씬 더 많을 거예요.
그것이 글의 내용에서도, 문체에서도 많이 묻어납니다. 심지어는 각 편지의 수신인을 적은 손 글씨에서도 차이가 돋보여요. 어쩜 이렇게 캐릭터성 강한 두 사람을 짝지을 생각을 한 건지, 이 책을 기획했을 출판사에 박수를 보내고 싶더라니까요.
우리 사이엔 늘 오해가 있고 앞으로도 그럴 테죠. 언젠가 선생님이 쓰셨듯 “우리는 대체로 패배하고 가끔 승리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패배로 돌아올 것입니다”. 서로를 모르니까요. 오해는 흔하고 이해는 희귀하니까요. (…) 우리의 우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p.215)
다른 점이 많아 서로 모르는 점도 많았던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많은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그 간극을 채웠고, 이 책은 끝났지만 두 사람의 우정은 이제 막 시작이라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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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마셔보세요
👉 철학자나 예술가들의 서간문을 읽어보고 싶은데 어렵고 무겁게만 느껴져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분들이 이걸로 시작해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친구들의 수다를 엿듣는 기분으로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 수신인과 발신인을 항상 재치 있고 귀엽게 채워주시거든요. 그 부분도 꼭꼭 챙겨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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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끝나도 끝나지 않는 관계, 이 관계는 첫 번째 해독 주스로 소개한 <읽는 사이>에서도 보여요. ‘그래서, 다음 책은 뭐지?'(읽는 사이, p.296)로 끝나는 구달 작가의 에필로그 편지는 쭉 이어질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합니다. 글로써 더 끈끈해졌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님에게도 구달 작가와 서지수 작가처럼 책을 함께 읽으며 더 알아가고, 더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책을 같이 읽고 싶으신가요?
지난번 레터의 마지막에 이벤트를 준비 중이란 말씀을 드렸죠. 위의 질문이 이번 추천인 이벤트, '우리 같이 해독하자'와 관련되어 있어요. 해독레터를 같이 읽으며, 같이 독서하고 싶은 친구를 불러주세요! 그러면 해독레터가 두 분께 같은 도서를 한 권씩 보내드릴게요.
자세한 이벤트 안내는 아래에서 도와드릴게요. 그럼 오늘 쌓인 도파민, 해독레터가 싹 풀어드렸으니 오늘 밤은 맘 편히 푹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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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같이 해독하자! 🎁 이벤트 참여 방법
- 기존 구독자 님께서 도파민 해독이 필요한 친구, 또는 같이 책을 읽고 싶은 친구에게 해독레터를 소개해 주세요.
님의 닉네임도 잊지 말고 함께 알려주기! 추천인 등록에 꼭 필요해요. *해독레터 페이지 링크를 복사해서 친구에게 공유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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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번까지 해주셨다면 이벤트 참여 완료!
이벤트 미션 기간: 6/27~7/12 | 당첨 인원: 2팀 이후 당첨된 분께는 이메일로 신청 도서 및 배송 주소를 여쭤 볼게요. 도서 1종을 신청해주시면 두 분이 함께 읽으실 수 있게, 해당 도서를 2권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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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스물한 번째 해독레터예요! 님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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