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되긴 되나요...? 안녕하세요! 에디터 땅콩입니다. 얼마 전에는 친구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언젠가 나만의 상점을 차린다면, 그 상점에서 무엇을 팔 것이며 그 상점의 이름은 무엇으로 하고 싶냐고요. 이 질문에 대한 답과 이유를 들어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한눈에 보인다던데요. 님은 이 질문을 보았을 때 머릿속에 어떤 모습의 상점을 떠올리셨나요?
많이들 떠올리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책방입니다. 특히 해독레터를 읽는 님에게는 조금 더 가까운 곳일 수도 있겠네요. 책 읽는 사람은 매년 줄어든다는데, 책방은 매년 늘어난다죠. 이 청개구리 같은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책방을 차리는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이번 레터에서는 책방 대표들의 에세이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그리고 인터뷰집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를 가져왔어요. 두 책 모두 예쁜 이미지가 담긴, 눈이 즐거운 책이기도 하니까요, 한 장 한 장 천천히 즐겨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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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해독 주스 성분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에세이집 #동네책방 #공동체
📌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동네책방 23
📌 책이 좋아서, 사람이 좋아서
📌 책방으로의 초대
🤧 이런 분께 효과적이에요
👉 책 냄새 나는 사람 이야기, 사람 냄새 나는 책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
👉 동네책방에 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선뜻 문을 열기 어렵다고 느끼셨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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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번째 해독 주스 성분표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인터뷰집 #동네책방 #낭만
📌 솔직히, 정말 솔직히...!
📌 낭만 이거 맞아?
📌 책만 팔지는 않지만, 여전히 책방입니다.
🤧 이런 분께 효과적이에요
👉 나만의 공간을 꿈꾸거나, 자영업의 현실적인 사정이 궁금한 분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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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동네책방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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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은 사계절 출판사의 강맑실 대표가 엮은 책이에요. 출판인이자 작가인 강맑실 대표는 자신의 독자들과 만나는 과정에서 곳곳의 동네책방을 찾아갔는데요, 그 경험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때 방문한 책방에 각자의 진솔한 삶을 들려달라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고, 모두 기꺼이 참여하면서 이 책이 세상에 나왔어요.
그렇게 해서 총 23곳의 책방 이야기가 담겼고요, 여러 명의 저자가 참여한 만큼 가지각색의 문체가 재밌습니다. 대화가 많이 들어간 글도 있고 일기의 한 조각도 있거든요. 각각 다른 색으로 그려지고 다른 맛으로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즐거운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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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을 한다는 것은 날마다 다른 오늘을 선물 받는 일(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p.75)이라고 합니다. 매일 같은 책방에 출근하는데 어떻게 매일 다른 하루를 선물로 받는다는 걸까요? 그 이유는 매일 만나는 다른 사람에 있습니다.
독서는 책을 읽기 위한 것이지만, 독서모임은 책을 읽기 위한 것이 아니다. 책을 읽는 사람을 만나는 자리이다. 책방도 책을 팔기 위한 곳이 아니다. 책 사러 오는 사람을 만나는 곳이다. 동네책방에 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특별해진다. 세상에 묻혀 있던 반짝거리던 사람이 여기에 오면 제 빛을 찾는다. 사람이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성의 있어지는 곳. 그래서 오는 사람도, 맞이하는 사람도 의미가 있어지는 곳. 책방은 그런 곳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p.91)
조용히 들어와 홀연히 사라지는 손님, 한참 시간을 들여 서가를 구경하다 책 한 권을 골라 드는 손님, 오며 가며 들러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떠들다 가는 손님, 독서모임을 하며 일상에서는 하지 않을 대화를 나누는 손님. 그런 손님들이 모여 서가를 채우고 책방에 색을 입히죠. 책방에는 책의 흔적만큼이나 사람의 흔적이 쌓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이 책에 참여한 책방지기들은 책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사람을 좋아하고 만남을 좋아하는 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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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운영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독서모임 회원으로 참여했던 제주 송당의 책방 사장님을 무작정 찾아갔다. 책방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꺼내자 진심으로 반가워하며, 세상 비장한 표정으로 “이 세계에 발을 들이셨군요.”라고 말씀하셨다. 마치 ‘무림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해, 꼭 살아남길 바란다’라고 말하듯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책방, p.166)
책방의 어려움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책방지기를 최대한 응원하는 선배 사장님의 마음이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어떻게 보면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일 수도 있는데도 이렇게 환영하는 것을 보면 이들에게 동업자는 경쟁보다도 연대의 느낌이 강한 것 같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함께 살아남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에는 업계의 사람들만 포함되는 게 아니에요. 우리 독자들도 포함이죠. 이 책의 소개에서 ‘한 권의 초대장’이라는 표현을 보았는데요, 보자마자 많은 공감이 가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적인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아니면 들어가면 꼭 책을 사서 나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인지, 책방에 선뜻 발을 들이기가 망설여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 그런 마음이 사라집니다. 저 책방이 사실은 날 초대하고 있음이 느껴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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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마셔보세요
👉 강맑실 대표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들어 있어요. 사진도 좋지만 손그림이 전하는 온도는 또 다르잖아요. 글에 미처 다 담지 못한 따뜻함은 손그림으로 받으세요.
👉 오늘 레터의 앞부분에서 상점의 종류와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했죠. 이 책의 목차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각 책방의 이름만 적혀 있는데요, 이름을 보고 어떤 분위기의 책방일지 먼저 상상해 보고 책을 읽기 시작해도 재밌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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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으며 계속 마음 한구석에 떠오르는 의문이 있으실 수도 있어요. 아니 그래서, 장사가 되긴 하냐는 거죠. 나의 책방을 꾸리는 건 한 번쯤 상상해 볼 만하지만, 그걸 실현하는 건 아예 다른 차원의 얘기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책방 대표들의 인터뷰로 현실을 한 번 훔쳐볼까 합니다. 생생하다 못해 날것 그대로 담긴 인터뷰집,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를 보여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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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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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컬리는 독립적인 관점으로 자영업 공간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로컬숍 연구 잡지예요. 그중 2호와 3호에서 서점을 다루는데, 이번 해독레터에서는 3호를 같이 읽어보려고 해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을 소개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책방지기 여섯 명을 만나볼 수 있죠. 제목에도 들어간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라는 문장처럼, 거침없는 질문을 마구마구 던지는데요. 책을 많이 읽으면 입담도 좋아지는 걸까요, 질문을 받는 대표들 또한 신랄하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으로 맞받아칩니다. 꾸밈없이도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 기대하셔도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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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은 낭만이라는 단어와도 많이 짝지어지는 단어입니다. 이 인터뷰에서도 관련 질문이 있고요. 이에 대한 각자의 답변이 흥미로워요. 누군가는 당연히 낭만적일 수밖에 없다며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이 천국 같다고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낭만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것 때문에 서점을 시작할 수도 없다고 합니다.
책방의 수익 구조와 재정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들의 인터뷰를 읽다 보면, 저런 말을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저 낭만만 보고 살 수는 없다면서도 이들이 책방을 연 이유가 더욱 궁금해지죠. 본인의 서점이 사업적 시도인지 자아실현 수단인지 묻는 말에 대한 ‘퇴근길 책 한 잔’ 대표의 답변에서 그 마음이 엿보이는 것 같았어요.
자아실현은 거창하고, 개인적인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길 강요하는 사회에서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실험, 자발적인 거지로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실험이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p.117)
다른 대표들 또한 자아실현이라고 답하거나, 자기 삶의 주도권을 쥐고자 함이라며 닮은 말을 하더라고요.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에서 책방이 하나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이것도 또 다른 빛깔의 낭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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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책방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음반이나 소품 등 다른 문화생활 상품을 팔거나, 커피나 술 같은 음료를 같이 즐기기기도 해요. 작은 콘서트나 책 관련 행사, 모임 등을 주최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러다 보면 주 수입원이 책이 아닌 케이스도 꽤 많습니다.
온전히 책만 다루지 않고 이것저것 멀티플레이를 하는 듯한 모습에 부정적인 시선도 많은가 봅니다. 하지만 ‘이후북스’ 대표는 음료 취급이 서가 운영의 전문성 확보에 걸림돌이 될 우려에 관해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두 배로 노력을 하는 거지, 반씩 나누지 않는다. (…) 커피를 책과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커피를 파는 것도 결국은 책을 파는 것과 같다고 본다. 독자를 서점으로 끌어들이는 서점의 모든 활동이 그렇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p.209)
책에 들일 노력을 덜어서 다른 데 쏟는 게 아니라 배로 노력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책방에 커피가 들어온다고 해서 좋은 책들이 덜 좋은 책들로 바뀌지는 않겠죠. 좋은 책과 좋은 커피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데 마다할 이유도 없고요. 정체성을 의심하는 그 시선이 아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고민은 책방 대표가 가장 많이 할 테니까요. 우리는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되겠네요. 내 취향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끊임없이 고집하는 책방들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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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마셔보세요
👉 잡지인 만큼 디자인도 남달라요. 작은 판형, 그리고 미니멀한 레이아웃이 눈에 띕니다. 책방의 사진도 많이 있으니 글뿐만 아니라 사진도 충분히 감상해 주세요.
👉 같거나 비슷한 질문이 여러 인터뷰이에게 던져집니다. 각각의 대답들이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짚어보며 읽는 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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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가까이 두고 싶은 거면 서재를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인공위성’ 대표의 답변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재는 혼자 누리는 것이지만 서점은 함께 누릴 수 있으니까. 서점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원하고 싶었다. 우리 설계실의 모토다. 당신의 생각을 응원합니다.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p.283)
저는 이번 레터를 준비하면서 제 머릿속 책방의 이미지를 새로 그린 것 같아요. 원래는 숨소리가 가장 큰 소음일 듯한 적막한 공간을 떠올렸다면, 이제는 종잇장이 넘어가는 소리, 소근대는 목소리도 함께 들리네요. 아무도 없는 책방을 방문해도, 저보다 먼저 그곳에 있었을 사람을 상상하게 됩니다.
님 가까이에는 어떤 책방이 있나요? 책방에서 한 소중한 기억이 있다면 해독레터에게도 알려주세요. 기억에 남는 경험이 없다면, 오늘 소개한 책들에서 관심이 가는 책방을 찾아보셔도 좋겠네요. 이번 레터를 통해서 책방과 조금 더 편한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 쌓인 도파민, 해독레터가 싹 풀어드렸으니 오늘 밤은 맘 편히 푹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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